반복적인 생각이나 강박적행동이 주된 증상

물론 강박증상 자체는 정상인에서도 흔히 관찰됩니다.
특히 아동이나 학령기에 많이 보이는데 형식화되고 반복행동을 주로 하는 그들의 놀이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걸으면서 네 발자국마다 '헙' 하는 소리를 내고, 인도를 걸으면서 포장돌만 밟고 그 돌 틈은 밟지 않고 지나가기도 하며 계단을 오르거나 내릴 때 마지막 계단이 홀수인지 짝수인지를 확인하여 '재수가 있고 없고' 의 의미를 부여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이러한 반복행동은 인격발달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는 않으며 정상적인 상태로 간주 됩니다.

성인에서도 강박증상이 존재합니다. 자동차 번호의 숫자를 맞추어 보거나 아침에 집을 나올 때 처음 만나는 사람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확인해 보기도 합니다. 이런 반복적 행동을 통해서 재수를 점치는 심리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정상 성인의 가장 흔한 반복 생각은 불쾌했던 혹은 즐거웠던 일을 밤에 자주 반복 생각하는 것입니다.

증상

강박장애의 증상은 정이 메마르고 질서, 규칙, 정확성, 세밀성에만 집착하는 강박성 인격장애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반복적인
생각과 반복적인 동작을 나타내는 것이 주된 증상입니다.

강박사고만 나타내는 환자도 있으나 대개는 강박사고와 이에 따른 강박행동이 함께 나타납니다. 강박증상이 표면에 나타나지 않고 우울, 불안
등의 수반 증상이 오히려 두드러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박사고

우리나라의 경우 병적의심, 오염, 대칭 및 정확성에 대한 것이 많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1) 오염 (불결) : 병균이나 더러운 것이 묻지 않았을까?
2) 병적의심 : 돈 빌려간 사람이 안 갚지는 않을까?
3) 신체에 대한 반복된 생각 : 신체에 잘못된 부분이 있을까?
4) 대칭 : 책상위에 책들이 반드시 놓였는지
5) 폭행과 범행 : "아이를 해치지는 않을까?" 또는 "남을 폭행하지 않을까?"
6) 성적인 환상 : 반복되는 호색적 상상

건강에 대한 생각도 흔히 있는데 신체에 대한 반복 생각은 그 근심의 대상이 되는 병과 관련된 신체증상도 유발할 수 있으며, 해당되는 각종 자율신경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의심증도 흔히 있는데 자기가 한 행동에 자신이 없어 과연 그렇게 했는지 의심이 나고 그래서 그것을 확인하기를 되풀이하는 반복행동을 유발합니다. 가스를 잠그고 외출한 다음 의심이 나서 수 차례 집에 되돌아와 확인하는 주부가 그러한 경우입니다.

이외에도 형이상학적, 종교적 의문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경우, 숫자에 집착되어 있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반복 사고가 극도로 심해져서 다른 일은 거의 잊어버리고 한가지 생각에만 집착하게 되면 이를 강박 반추(Obsessive Rumination)라고 부릅니다.

강박행동

강박사고의 결과로 일어나는 반복행동으로, 이 역시 자기 의사와는 반대로 자동적으로 행해지는 행동이며 이런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더욱 같은 행동은 반복됩니다.
어느 정도 반복행동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긴장이 해소되는 이른바 강박적 의식 (Compulsive Ritual)인 것입니다. 그 이전에 그만두려하면 불안해져 견디지 못합니다.

강박장애에서 가장 흔한 형태는 확인하는 행동, 손 씻는 행동, 셈하는 행동, 만져보는 행동 등 입니다

진단

강박장애의 진단은 전통적으로 강박사고로 정의되는 반복적이고 지속되는 사고, 충동, 영상 또는 강박행위로 정의되는 반복적이고 의식적인 행동이 존재하는 경우에 내려집니다.
강박사고와 강박행위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Ego - Dystonic)것이어야 하고 경과 중 강박사고와 강박행위에 대하여 하지 않으려고 저항을 해야하며,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됩니다.

경과 및 예후

강박장애의 발병시기는 보통 사춘기나 성인 초기에 흔합니다. 성별 차이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강박장애는 만성경과를 밟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고 그 예후도 다른 종류의 불안 장애들보다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인 생활이나 사회 생활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며 심한 경우에는 강박행동 때문에 일체의 사회생활을 못하는 수도 있습니다.

* 예후가 좋은 경우는

1) 치료 시작 전의 증상기간이 짧은 경우
2) 사회적응의 과거력이 좋은 경우
3) 이 병을 앓기전의 인격이 강박인격이 아닌 경우
4) 강박증상이 가끔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 예후가 나쁜 경우는
1) 심한 강박인격의 경우
2) 첫 방문 때 증상이 심한 경우
3) 강박 증상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있어온 경우

합병증

경과 중에 동반될 수 있는 합병증으로는 불안하고 답답하기 때문에 알코올 및 약물 남용이 있을 수 있고 주요우울증의 발생이 빈번하며 다른 불안장애 (특수공포증, 사회공포증, 공황장애)가 동반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여러 가지 틱을 동반하는 뚜레장애가 있는 경우 강박장애는 35 - 60%의 높은 유병율을 보입니다.
건강염려증이 심하여 의사를 자주 방문하기도하고 수면장애가 동반되기도 하며 술, 진정제, 수면제를 남용하기 쉽습니다.

치료

강박장애는 다양한 경과를 가지고 만성화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환자 개개인의 상황과 특성에 따른 치료방침이 필요합니다. 치료가 어렵다는 과거의 통념과는 달리 대부분의 강박장애 환자는 약물치료나 행동요법으로 호전을 볼 수 있습니다. 강박증상은 성격문제가 연관되어 있으므로 어느정도까지 증상의 호전은 기대할 수 있으나 그 경향 자체를 완전히 없앨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증상이 다소 남아 있더라도 그것에 개의치 않고 생활에 충실할 수 있는 상태를 치료 목표로 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강박장애의 치료에는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 약물치료, 수술요법 등이 있습니다. 이 중 일반적으로 널리 쓰여지는 효과적인 치료는 약물치료와 행동치료입니다.
 
1)  약물치료 : 1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은 fluvoxamine, fluoxetine, sertraline, paroxetine 등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 (SSRI)와 clomipramine입니다. SSRI는 증상이 심한 성인 환자에서 단독, 혹은 인지행동요법(CBT)과 같이 사용됩니다. clomipramine은 2 - 3회 정도의 SSRI요법에 효과가 없을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급성기에 증상의 호전이 있은 다음,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유지 요법이 필요합니다. 강박증상이 좋아지더라도 약물치료는 1년 이상 계속하여야 하며 3 - 4회 이상의 재발이 있었던 경우에는 장기간의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2)  인지행동요법(Cogntive-behavioral treatment : CBT)이 가능하다면 모든 환자에게 CBT를 권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약물치료 단독요법에 효과가 없는 환자, 혹은 효과가 적은 환자, 약물치료에 부작용이 많은 환자, 약물치료가 금기인 환자에게 주로 적용됩니다. 공포증이 같이 있을 때에도 이를 적용합니다. 노출 및 반응 차단 (exposure and response prevention)이 주로 시도되며 오염, 대칭, 숫자계산 등의 증상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인지치료는 의심, 죄책감 등의 증상에 효과가 있습니다.
 
3)  수술요법 :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는 대략 20 - 30% 정도인데 이 경우 가장 마지막에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원인이 되는 대상회, 변연계부위를 부분적으로 절개하는 방법이 동원됩니다. 30 - 40%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예방법

유전적 요인이 많고 생물학적 원인이 많기 때문에 스스로 예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평소 불안을 적절히 해소하기 위한 여러 가지 해결책들을 나름대로 갖고 있다면 강박적인 사고나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럴때는 의사에게

자신은 원치 않는 불필요한 생각들이 반복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떠오르는 경우 그리고 그러한 생각과 함께 불필요한 반복행동을 계속하는 경우 정신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