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장애란?
소아기에 언어적/비언어적 의사소통의 장애, 사회적 상호작용의 질적인 장애, 상동적 행동 및 관심 범위의 제한을 보이는 발달성 장애를 자폐스펙트럼장애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정상 아이들은 생존을 위해 음식과 물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적인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 사람과의 관계가 필요합니다. 엄마가 방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기는 웃고 기쁨에 찬 표정으로 소리를 내며 안아달라고 여러 가지 몸짓을 합니다. 때로는 아이들이 이러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들만의 세계에 갇혀있는 것으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즉, 어떤 일을 반복적으로 하거나 이상하고 특이한 행동을 하거나 전혀 다른 사람에게 흥미가 없어 보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자폐스펙트럼장애의 특징입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1000명당 13명의 빈도로 발생하는 심각한 발달장애 중의 하나입니다. 이 질환은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에게서 3-4배정도 더 많이 발생하며 자폐스펙트럼장애의 형제자매에게서 일반 인구보다 25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합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증상
자폐스펙트럼장애의 특징적인 임상양상은 사회성 상호작용의 질적인 장애, 의사소통 및 언어발달의 장애, 행동장애와 현저하게 제한된 활동 및 관심이 특징적입니다.
대개 자폐스펙트럼장애는 30개월정도 되어야 발견이 된다. 말을 잘 못한다든지, 잘 껴안으려 하지 않는다든지,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려 한다는 것이 부모들이 처음 발견하는 증상들입니다. 말이 늦는다는 이유로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의심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대개 가족들 또래들과 잘 놀면서 말이 늦는 경우는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아닌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상호관계의 질적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위축되어있고 사람이나 주변에 대해 무관심해 보이며 사람에게 별 반응이 없습니다. 또한 눈맞춤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장난을 치다 다치더라도 부모에게 안겨서 도움을 청하고 마음을 달래려는 행동이 없습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의 부모들은 아이가 돌 전에도 사람이 안아주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기억합니다. 백일정도 되면 정상 아이들은 사람을 보고 웃지만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정상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안아주려고 하면 좋아하지만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람이 아닌 사물에 관심이 많습니다. 낯을 가리는 행동도 나타나지 않고 아무한테나 잘 갑니다. 불러도 돌아보지도 않고 엄마가 없어져도 별로 찾지도 않습니다. 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지 않고 관심도 없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보냅니다.
대체로 생후 24개월 이전에 눈 맞춤과 사회적 미소를 보이지 않는 것, 이름을 불러도 돌아보지 않는 것, 언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제스처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하지 않는 것, 성인의 행동을 모방하지 않는 것, 보여주거나 가리키는 등의 행동에 대한 반응이 없거나 스스로 이러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 등을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시사하는 위험 징후로 볼 수 있습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전혀 알아채지 못합니다. 웃거나 찡그리거나 윙크를 하는 등 미묘한 표정의 변화도 이들에게는 무의미합니다. 엄마가 웃으면서 안아주기 위해 팔을 벌리고 "이리 와"라고 말 하는 것이나 혼내려는 얼굴로 엉덩이를 때려주기 위해 손짓을 하며 "이리 와"라고 하는 것이 이들에게는 별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의사소통 및 언어장애
정상 아동들은 보통 돌이되면 한단어 정도의 말을하고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 돌아보기도 합니다. 두돌정도가 되면 "엄마, 물" "까까 줘"처럼 두단어를 붙여서 이야기 하기 시작합니다.
자폐아동은 말을 할 때가 지났는데도 전혀 말이 없거나 지연된 언어발달을 보입니다. 유아기때도 옹알이를 하지 않고 괴상한 소리를 지르거나 "나""너'를 혼동하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말을 하더라고 억양이 전혀 없거나 아주 높은 톤의 소리를 내기도 하고 로봇 같은 톤의 소리를 냅니다. 많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말을 전혀 못하거나 몇가지 말들을 흉내내는 정도입니다. 말을 하더라도 "너" 와 "나"를 구별하지 못하고 자신을 그 사람이라고 하는등 대명사를 거꾸로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단어나 소리를 내는 것도 흔하고 질문을 앵무새처럼 따라하기도 합니다. 의사소통을 하려는 의도도 없어 말 대신 제스처, 얼굴표정등을 사용하는 일이 없습니다.
행동장애
아이들이 양손을 반복해서 흔들거나 몸을 앞뒤로 계속 흔드는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빙빙 돌거나 까치발을 들고다니거나 머리를 벽에 박는등의 행동을 하는 것은 흔합니다. 때로는 자해를 지속적으로 하여 상처가 계속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특이하고 의식적인 행동을 자주 하는데 이는 주변 환경을 똑같은 상태로 지속시키기 위한 노력입니다.
이들은 틀에 박힌 절차나 규칙을 지키기를 고수하며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때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화를 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똑같은 길만을 가려고 고집을 피운다든지 음식이 매일 밥상에 똑같은 모양으로 놓여있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한가지 음식만 먹으려 고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정대상이나 장난감에 병적으로 집착을 보인다든지, 어떤 한 가지 질문만 반복한기도 합니다.
기타증상들
감각의 이상 :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특정 소리나 촉감 맛 냄새에 매우 민감합니다. 외부자극에 대하여 어떤 자극에는 과장되게 반응하거나 어떤 자극에는 아예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괴상한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청소기 소리, 비행기소리 같은 특정 소리에 공포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흥분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외 과잉행동이 흔하게 나타나며 주의가 산만하고 부산합니다. 머리를 벽에 박는다든지, 머리카락을 뽑는다든지, 물거나 할퀴는 등의 자해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약 70%에서 지능이 저하되어 있습니다.
놀이도 단순하고 반복적이고 비기능적이고 비사회적입니다. 놀이가 다양하지 못하고 제한되어 있고 상징놀이(예를들어 소꿉장난, 인형놀이)를 하지 못합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도 그 장난감의 기능이나 목적에 맞게 놀지 못하고 놀이가 아주 단순하고 기계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원인과예후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모르지만 부모가 아이를 잘못 기르거나 아이에게 안 좋은 행동을 하여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까지는 중추신경계의 기능 및 구조의 이상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엄마의 풍진이나, 뇌염, 뇌수막염 등이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소인이 될 수 있으나 이것들이 원인으로 간주되기는 어렵습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어느 정도 유전적인 요인이 있다는 증거들이 있으나 어떤 방식으로 유전되는지는 아직은 불분명합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만성질환이며 예후는 대체로 나쁜 편입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정도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자폐스펙트럼장애로 진단 받더라도 사회적인 적응은 전혀 못하지만 매우 영리하며 학교에서 공부도 잘하는 경우가 있으나 어떤 아이들은 제대로 기능을 못합니다. 지능검사를 하면 대부분의 경우 지적장애 수준으로 결과가 나오지만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언어능력이 떨어지므로 발달 지연을 정확히 평가하려면 반드시 전문가에게 검사를 받아야만 합니다.
때로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미술, 음악 등 아주 전문적인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후는 자폐아의 지능정도와 언어발달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처음 진찰할 때 지능이 70이상이고, 5-7세에 말을 하였고, 특수교육을 받은 경우는 예후가 좋습니다. 성인이 되면 약 1-2%정도는 직업을 가지고 자립된 생활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2/3정도는 일생동안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장기간 수용시설에서 지내야 합니다.
우리아이가 자폐스펙트럼장애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이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증상들을 보인다면 소아정신과 의사를 방문하여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몇몇 아이들은 피검사나 소변검사 뇌 영상 검사등이 필요할 수 있으나 이러한 검사들은 아이가 보이는 증상의 다른 뇌의 질환이나 대사질환이 아니라는 것을 확진해야 하는 경우 필요합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한 치료는 계속적으로 연구되고 있으나 치료가 어려운 병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치료의 성공여부는 질병이 얼마나 심각한지 여부에 달려 있고 매우 제한적입니다.
자폐장애를 완치시킬 수 있는 약물이나 특수치료는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치료 목표는 행동증상을 감소시키고, 언어발달등 지연된 발달이 진전되도록 도와주고 남아있는 기능을 개선시키는 것입니다. 현재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특수교육과 행동치료 그리고 약물치료의 병행입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물은 없기 때문에 약물을 복용하기 전에는 아이가 공격성, 반복적인 행동, 과활동, 사회적 위축, 우울증등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증상이 있는지를 잘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소수의 경우에는 10대에 호전을 보이는 경우가 있지만 청소년기로 갈수록 더욱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40-50% 의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어느 정도 말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 좋아지지만 이성 관계를 갖고 결혼을 하는 등의 친밀한 관계를 갖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치료는 아이의 발달에 있어서 광범위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키며 자폐 증상과 행동은 감소시킵니다.